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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과학] 수비드(Sous vide)가 부드럽게 고기를 익히는 원리 본문
안녕하세요. 요리 해설하는 남자입니다. 이번에는 가정에서 적용해보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흥미롭고 유용한 요리 기술 하나를 전해드릴까 합니다. 바로 수비드법인데요. 수비드법을 이용하면 완전히 겉과 속이 동일한 굽기의 스테이크나 아삭하면서도 설익지 않은 느낌의 채소를 조리해 낼 수 있죠. 어떤 원리로 이런 것들이 가능해지는지 지금부터 저 요리 해설하는 남자와 함께 한번 알아보실까요?
1. 수비드란?
수비드(Sous vide)는 원래 프랑스 말로 '진공의 상태에 있는'이라는 의미이지만 현대의 주방에서는 진공의 비닐팩과 자동온도 조절장치를 활용한 특별한 조리법을 지칭할 때 쓰입니다. 수비드 방법은 요리 재료를 진공의 비닐팩으로 포장하고 자동온도 조절장치가 달린 수조에 넣어 일정한 온도로 비교적 장시간 익히는 것인데요. 우리가 수비드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열에너지의 전달자로 물을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수비드 수조 속에서 어떤 요리 재료의 내부 온도도 물의 온도 이상으로 올라갈 수 없음을 뜻하죠. 따라서 요리사는 이 방법을 이용할 때 수조의 온도만 적정하게 세팅해두면 재료가 오버쿡될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입니다.
2. 수비드의 장점
전통적인 방법에 따라 스토브에서 재료를 익히면 그림에서처럼 이상적인 목표 온도보다 너무 많이 익혀지는 부분이나 혹은 너무 적게 익혀지는 부분이 생길 수 밖에 없습니다. 이것을 보완할 수 있는 방법으로 재료를 뒤집어 주거나 오븐에 넣어 일정한 온도로 가열해주는 것 등이 있습니다만 그 중 어떤 방법도 수비드만큼 재료를 고르게 익혀낼 수 없습니다.
재료 | 적정 온도 |
소고기 | |
레어 | 49~52℃ |
미디엄레어 | 52~57℃ |
미디엄 | 57~63℃ |
미디엄웰던 | 63~66℃ |
웰던 | 66~71℃ |
돼지고기 | |
미디엄 | 63~66℃ |
웰던 | 66~71℃ |
닭고기 | |
가슴살 | 75℃ |
다리살 | 75℃ |
육류나 어류 심지어 채소류까지도 적정 굽기와 그에 해당하는 온도가 정해져 있습니다. 그리고 해당 재료를 그 온도에 맞춰서 한치의 오차도 없이 고르게 익혀내는 것은 경험 많은 프로요리사들에게나 가능한 것이죠. 하지만 수비드를 사용하면 아무런 별도의 기술 없이 수조의 온도를 맞추는 것만으로 완벽한 조리를 해낼 수 있는 것입니다.
ㄴ. 육류 속의 근육분해효소를 최고 효율로 이용할 수 있다.
고기의 근육 속에는 칼페인과 카뎁신이라는 근육분해효소들이 있습니다. 이들은 근섬유나 근섬유 지지단백질 그리고 콜라겐 등이 분해되도록 합니다. 고기를 매우 연하게 한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들 역시 단백질이기 때문에 가열되면 변성되는데요. 40℃에서 칼페인이, 50℃에서 카뎁신이 열에 의해 각각 변성되어 근육분해효소로써의 기능을 상실합니다. 하지만 변성되기 전까지 온도가 상승할수록 이들의 단백질 분해 효율은 급증합니다. 예를 들어 변성온도가 50℃인 카뎁신은 49~50℃에서 최대의 단백질 분해효과를 갖는 것이죠. 그렇다면 수비드 수조의 물 온도를 이들의 최대활성온도 근처로 설정하고 장시간 익힌다면 어떨까요? 결과물은 매우 부드러워지겠죠? 이것이 수비드 고기 요리가 상상 이상으로 연하게 익혀지는 원리입니다.
3. 수비드의 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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