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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과학] 우유로 진한 크림 소스 만드는 원리 본문

요리 해설하는 남자가 알려주는 유용한 요리 기술

[요리 과학] 우유로 진한 크림 소스 만드는 원리

요리 해설하는 남자 2017. 12. 18. 23:15


안녕하세요 요리 해설하는 남자 입니다. 오늘은 아주 진하고 부드러운 크림소스와 파스타면을 이용한 요리 크림소스 파스타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사실 크림소스 파스타는 만드는 과정이 아주 쉬울 뿐더러 하얗고 윤기 나는 크림소스를 이용해 예쁘게 플레이팅하기도 좋아서 많은 분들이 가정에서 종종 만들어 보실 겁니다. 하지만 막상 만들고 나면 뭔가 부족하다고 느끼실 때가 많으시죠? 사먹을 때 나던 그 진하고 부드러운 풍미가 나오지 않는 것 같고 말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크림소스 부드럽고 진하게 만들기라는 주제를 가지고 글을 써볼까 합니다.





1. 크림소스를 망치는 이유: 커들링


많은 크림소스 파스타 레시피들을 보면 크림소스를 만들 때 헤비크림 대신에 우유를 사용할 것을 권하죠. 이것은 사실 나쁘지 않은 방법입니다. 헤비 크림은 용량에 비해 가격이 꽤나 비싸고 소형 마트에서는 잘 팔지도 않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헤비크림을 대신해 우유를 사용하고 크림소스를 만드실 때에는 반드시 주의하셔야 할 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우유를 가열하면서 농도를 낼 때 커들링이 생기지 않게 해야한다는 것이죠. 


우유는 기본적으로 지방과 단백질, 당 그리고 수분으로 구성됩니다. 그런데 우리가 소스 등을 만들기 위해 높은 온도로 우유를 가열하면 그 속의 단백질이 변성되고 응고되면서 분리되어 버립니다. 이러한 현상을 커들링이라고 하는데요. 이렇게 커들링이 된 상태의 우유로 소스 등을 만들면 우유 베이스 특유의 부드럽고 진한 맛은 온데 간데 없이 사라져버립니다. 따라서 우유로 크림소스를 제대로 만들려면 커들링을 최대한 억제해주어야 하죠.  




2. 우유로 진하고 부드러운 크림소스를 만드는 방법




ㄱ. 우유를 넣고 나서 끓이지 마세요.


커들링이 생기는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열입니다. 우유를 높은 온도로 가열하면 100% 커들링이 생기죠. 우유를 넣고 농도를 빨리 잡겠다고 100℃ 가까이로 끓여버리면 절대로 부드러운 크림소스를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따라서 우유를 넣기 전에는 스토브의 온도를 줄였다가 서서히 다시 가열하셔야 합니다



ㄴ. 우유를 미리 살짝 가열해 두세요.


냉장고 속에 차갑게 보관되고 있던 우유를 바로 뜨거운 팬에 부어 버리면 끓이지 않는다해도 커들링이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우유를 미리 살짝 가열해두시는 것이 좋죠. 이 때 양파나 월계수잎, 정향 등을 넣고 우유에 향을 가해주시면 크림소스가 한층 고급스러워 질 것입니다.


  
ㄷ. 강한 산성을 띄는 첨가물을 함께 사용하지 마세요.


커들링을 발생시키는 두 번째 요인은 산입니다. 주변 환경이 산성에 가까워질수록 우유 속의 단백질은 더욱 쉽게 응고되어 분리됩니다. 요리에 조금 관심이 있으신 분이라면 레몬즙 또는 식초와 우유를 이용해 의도적으로 커들링을 일으켜 만드는 리코타 치즈에 대해 들어보셨으리라 생각합니다. 크림소스를 만들때 만큼은 레몬즙이나 와인과 같은 산도가 높은 첨가물들을 우유와 함께 가열하면 안되는 것이죠



ㄹ. 소금 간은 마지막에 하세요. 


소금 역시 우유 속의 단백질에 작용해 커들링을 일으킵니다. 따라서 크림소스에 소금 간을 하는 것은 맨 마지막 차례로 미뤄두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다고 깜박하지는 마시구요.



ㅁ. 전분이나 밀가루를 함께 사용하세요.


전분이나 밀가루와 함께 크림소스를 만들면 이들이 우유 속의 단백질들을 코팅하는 효과를 냅니다. 결과적으로 우유 속의 단백질들이 서로 달라붙어 생기는 응고를 막는 역할을 하는 것이죠. 밀가루와 버터로 루(Roux)를 만들어서 함께 사용하면 커들링을 많이 줄일 수 있습니다.




3. 크림소스 파스타를 직접 만들어 봅시다. 




ㄱ. 재료





  • 파스타면 100g
  • 양파 20g 
  • 파 20g
  • 밀가루 2T
  • 버터 50g
  • 우유 200ml
  • 새우 3마리(껍질,내장제거)
  • 사골육수 150ml
  • 파마산치즈 3T(갈아서)
  • 파슬리가루 약간
  • 소금 약간
  • 통후추 5알
  • 월계수잎 1장

 
ㄴ. 조리과정





우유를 소스팬에 넣고 양파(20g), 월계수잎, 그리고 통후추를 이용해 향신 주머니를 만들어 함께 넣어줍시다. 그리고 약불로 살짝만 가열합니다이렇게 하면 우유가 들어갈 때 온도 차이도 줄고 향도 베겠죠. 





팬에 버터를 넣고 거품이 생기면 소금 후추 밑간한 새우를 넣어 익혀줍시다.





새우에 붉은색이 돌면 양파와 파를 넣고 같이 볶아줍니다그런 다음 밀가루를 넣고 밝은 갈색이 날 때까지 같이 볶아줍시다. 밀가루를 충분히 볶지 않으면 크림소스에서 밀가루 풋내가 날 수 있어요.





한쪽에는 물을 끓여 파스타면을 삶아주세요. 2L의 물 기준으로 1/2T의 소금을 넣어줍니다.




사골육수를 천천히 부어주며 잘 섞어줍니다. 사골육수는 냉장고에서 바로 꺼내쓰세요. 팬의 온도를 조금 낮춰주어야 합니다. 특히 팬 옆부분의 온도가 아주 높으니 육수를 넣고 팬을 한번 기울여 돌려서 팬 가장자리까지 식혀주세요.

일반적으로 치킨스톡을 많이들 쓰시지만 개인적으로는 사골육수의 진한 맛이 크림소스와 더 어울린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서 불을 줄이고 우유를 넣은 후 서서히 가열하면서 졸여 농도를 잡아줍시다.




면이 거의 삶아졌고 크림소스에 농도가 잡혀가면 파마산치즈 가루를 넣어 감칠맛을 더합니다. 살짝 매콤한 것이 좋으시면 페퍼론치노나 건고추를 조금 부숴넣어주셔도 좋아요. 그리고 소스의 농도는 완성된 상태보다 조금 묽어야 합니다. 이유는 파스타면에 전분이 붙어 있어서 섞고 나면 더욱 끈끈해질 것이기 때문이죠.




   
불을 끄시고 크림소스에 소금 간을 취향 껏 하신 후 파슬리가루를 넣고 파스타면을 섞어줍시다.

 



완성입니다.





오늘은 이렇게 우유로 진한 크림소스를 만들어보았네요. 그리고 응용으로 크림파스타까지 말이죠. 요리에 있어서만큼은 백견이 불여일행입니다. 아무리 각종 조리 원리들을 배우고 다양한 레시피를 접하더라도 직접 해보지 않으면 실력이 늘지 않죠. 요리 중에는 수많은 돌발변수와 시행착오가 생기거든요. 레시피에 써진 그대로 정확하게 모든 순서가 맞아 들어가는 경우는 잘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일단 한번 해보시라는겁니다. 그리고 본인이 직접 만든 부드럽고 진한 크림 소스가 목으로 넘어가는 것을 느껴보세요. 그 순간만큼은 자신이 참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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