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미식 세상

[요리 과학] 염지의 원리 제2탄 건식 염지법(Dry brining) 본문

요리 해설하는 남자가 알려주는 유용한 요리 기술

[요리 과학] 염지의 원리 제2탄 건식 염지법(Dry brining)

요리 해설하는 남자 2017. 12. 15. 03:55



어느덧 크리스마스가 다가오고 있네요. 이맘 때쯤되면 생각나는 음식, 네 바로 스테이크입니다. 소중한 가족들 그리고 연인과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먹는 스테이크. 바삭한 크러스트와 촉촉하게 육즙터지는 속살의 앙상블. 상상만해도 군침 넘어가시죠? 그런 스테이크를 집에서 쉽게 만들 수 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지금 저 요리 해설하는 남자와 함께 특별한 염지법, 그리고 스테이크 만드는 법을 만나러 떠나 봅시다.



1. 스테이크용 소고기를 위한 건식염지법


지난 포스팅에서 습식염지법에 대해 알려드렸는데요. 이번엔 또 다른 염지법인 건식염지법에 대해 알려드리겠습니다. 왜 지금 이것을 알려드리냐면 건식염지된 소고기가 스테이크 만들기에 최적의 재료이기 때문이에요. 건식염지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고기의 양면에 소금을 적당히 바른 후 잘 문질러주고 공기에 노출된 상태로 냉장고에 넣어 12~24시간 정도 두는 것으로 끝이죠. 이렇게 소금을 발라두면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 한 번 살펴볼까요?





그림에서 보신 바와 같은 원리로 건식염지된 스테이크용 소고기는 겉면이 다소 말라있고 동시에 내부는 매우 촉촉한 상태가 됩니다. 겉면이 말라있다는 표현이 왠지 부정적으로 느껴지시나요? 그럴 수 있습니다. 다른 요리에서는요. 하지만 바삭한 크러스트가 대표적인 특징인 스테이크 요리에서만큼은 그것은 긍정적으로 작용합니다. 구웠을 때 더욱 크리스피한 식감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이거든요.




     

도마에 소금을 뿌린 후



소고기 살치살에 앞뒤로 골고루 소금을 발라 문질러 줍시다.




도마에 닿지 않게 스테인레스 랙을 깔아주고 냉장고로 직행시킵니다.




12시간 후의 모습입니다. 겉면이 살짝 딱딱하다고 생각될만큼 건조해졌습니다.


2. 실제로 스테이크 조리해보기


위에서 건식염지한 살치살을 그대로 사용해 스테이크를 구워보겠습니다.




팬에 조금 많지 않나 싶을 정도의 발연점 높은 오일을 넣고 달굽니다. 사진에서 오일의 온도가 208℃인 것 보이시죠? 조금 더 온도가 올라가면 연기가 나기 시작합니다. 그 때가 고기를 올릴 시점입니다. 많은 분들이 스테이크 조리에 실패하시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고온과 연기가 무섭기 때문에 온도가 충분히 오르지 않은 상태에서 고기를 올려버리시거든요.





고기를 올리면 치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연기가 나기 시작합니다. 앞 뒷면이 진한 갈색이 나며 크리스피하게 될 때까지 30초에 한번 정도 뒤집어주시면서 익혀주세요. 전문적인 용어로 이 과정을 시어링이라고 합니다.





골고루 갈색이 나게 잘 익혀주세요. 가끔 진한 갈색을 탄 것으로 착각하시는 분들이 계시는데요. 

아닙니다. 이것은 마이아르 반응이라고 하는 고기를 아주 맛있게 해주는 화학반응의 증거입니다. 

그리고 어떤 분들은 이렇게 겉을 익히는 것이 육즙 빠지는 걸 막아준다고 하시는데 그것은 사실이 아닙니다.

최신 조리 이론을 다루는 서양쪽 서적들을 보면 대부분 그 주장을 근거없는 낭설쯤으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또한 고기를 자주 뒤집는 것도 육즙의 손실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습니다.




       

고기의 양면에 진한 갈색의 크러스트가 생기면 잠시 빼주세요. 이제 각종 향신채소와 버터를 넣고 불을 줄여 고기의 속을 천천히 익혀줄 겁니다. 지금까지 바삭한 겉면을 만드는데 주력했다면 이제는 촉촉한 속살을 만들 차례입니다. 




이제 이런식으로 고기 속을 익혀줍시다. 참고로 대중적으로 가장 사랑 받는 스테이크 굽기는 미디엄 레어이구요. 오늘 저의 목표 굽기도 미디엄 레어입니다. 미디엄 레어에 해당하는 고기 내부의 온도는 54~59℃ 정도이구요. 저는 여기에 속살의 온도를 맞춰보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미 아실테지만 손가락을 이용한 굽기 판별법입니다. 

엄지에 검지, 중지, 약지, 새끼손가락을 각각 닿게 했을 때 엄지 손가락 안쪽 살에서 전해지는 느낌이 

스테이크의 각 굽기에서 전해지는 느낌과 비슷하다고 해서 사용되는 방법이죠. 

검지-레어, 중지-미디엄레어, 약지-미디엄, 새끼손가락-웰던입니다. 

그럼 각자 좋아하는 취향에 맞게 구워 볼까요?





레스팅 7분 후의 고기 내부 온도입니다. 목표 굽기 미디엄 레어에 맞는 59℃입니다. 

레스팅이란 고기가 가열되는 동안 수축되는 근섬유들을 다시 이완시켜주기 위해 실행하는 것입니다. 

어려울 것은 없고 완성된 고기를 팬에서 뺀 후 조금 그대로 두시면 됩니다. 고기의 두께와 조리시간에따라 적정이 달라지는데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사용하는 고기라면 5~10분으로 충분할 겁니다. 스테이크가 레스팅을 거치면 수축되며 빠져나간 수분의 일부가 다시 이완된 근섬유 속으로 재흡수되어 보다 촉촉한 속살을 가지게 됩니다.





이제 잘라서 단면을 볼까요? 핑크빛의 속살과 육즙이 보이시죠? 

원했던 목표굽기인 미디엄 레어로 잘 구워진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2017/12/14 - [요리 해설하는 남자가 알려주는 유용한 요리 기술] - 집에서 따라하는 간단한 염지법 그리고 닭다리살 구이





오늘은 스테이크 굽는 법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솔직히 스테이크 매뉴얼은 여기저기 많이 있습니다. 유명한 쉐프들의 동영상도 많구요. 하지만 그 중에 건식염지법을 소개하고 있는 것은 없어서 이렇게 소개해봅니다. 정말로 맛있는 스테이크 만드는 비법이거든요. 저도 수많은 서양 쪽 조리서적이나 웹 등을 찾아가며 알아낸 것인데 대수롭지않게 생각하고 있다가 무심코 해보았더니 효과가 좋더군요. 그럼 맛있는 스테이크 만들어드시고 다음에 더 유용한 정보와 함께 돌아오겠습니다.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