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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과학] 염지의 원리 제1탄 습식 염지법(Wet brining) 본문

요리 해설하는 남자가 알려주는 유용한 요리 기술

[요리 과학] 염지의 원리 제1탄 습식 염지법(Wet brining)

요리 해설하는 남자 2017. 12. 14. 18:00



안녕하세요 요리 해설하는 남자입니다. 새해가 점점 다가오고 있네요. 내년에도 많은 분들이 새로운 계획을 세우실텐데요. 그 중 대표적인 것 하나는 몸짱되기 일 겁니다. 그런데 참 쉽지 않아요. 전 오늘도 큰 맘먹고 열심히 운동했는데 운동 후에 배가 너무 고파 라면에 밥을 말고야 말았습니다. 뭐 괜찮아요. 원래 다이어트는 내일부터 시작하는거니까요. 저는 실패했지만 여러분들은 성공하시길 기원하며 오늘의 주제를 정해보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닭가슴살 염지해서 부드럽게 만들어 먹기. 다이어트 재료의 명사 닭가슴살을 어떻게 부드럽게 만들 수 있을지 저를 따라 함께 한번 알아보시렵니까?



1. 고기를 더 부드럽고 촉촉하게 만드는 기술 : 염지 



염지는 고기에 일정한 농도의 소금물 용액을 주입해 그 내부에까지 간이 베게 하는 기술입니다. 일종의 마리네이드인 셈이죠. 이 때 고기 내부로 들어간 염분은 한 가지 부수적인 역할을 합니다. 바로 고기를 구성하고 있는 단백질의 꼬인 구조를 느슨하게 풀어버리는 것인데요. 구조가 변해버린 단백질은 성질도 변합니다. 우리는 이 과정을 단백질의 변성라고도 하죠. 변성된 단백질은 우선 질감이 연해집니다. 그리고 수분과 더 결합하고 싶어하구요. 따라서 염지를 거친 퍽퍽한 닭가슴살은 연하고 촉촉해지는 것입니다.

상업적으로 활용되는 직접염지법 대신에 가정에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으로 습식염지법과 건식염지법이 있습니다. 오늘은 주제가 닭가슴살 연하게 만들기인 만큼 그에 더 적합한 습식염지법에 대해서 알아볼께요.


2. 습식염지법





습식염지법은 확산 작용을 이용해 소금물을 고기 내부로 주입시키는 방법입니다. 일반적으로 3~6% 정도의 소금물 용액을 사용하죠. 고기의 종류와 크기에 따라 최적 농도는 변할 수 있습니다. 염지 시간을 단축시키고자 소금물 용액의 농도를 기준 이상으로 높이면 삼투압 작용으로 고기 내의 육이 빠져나올 수 있으니 주의하시구요. 반대로 소금물 용액의 농도를 너무 낮추면 염지가 느려집니다. 소금물 용액의 농도를 맞추고 나면 원하는 고기를 넣고 기다리시면 되는데요. 일반적으로 가정에서 닭가슴살 등을 소량 염지할 때는 30분~1시간이면 충분한 효과를 보실 수 있을 겁니다.




3. 습식염지법의 적용




지루한 이론 수업은 이제 그만하고 실제로 닭가슴살을 염지해볼까요?




 


1. 500ml의 물을 적당한 크기의 용기에 부어줍시다. 

계량컵이 없다면 라면 끓일 때 물양을 떠올려보세요.





2. 30g의 소금을 준비하겠습니다

역시 저울이나 계량 도구가 없으시다면

밥숟가락 기준 3숟가락 정도의 소금을 준비해 주세요.





3. 소금알갱이가 안보일때까지 잘 섞어줍시다. 
500ml의 물에 30g의 소금, 네~ 6% 소금물용액입니다. 




4. 이제 닭가슴살을 준비할 차례군요. 

저는 1회 식사분으로 150g을 준비했습니다.





5. 닭가슴살을 잘게 잘라 소금물용액에 

가능하면 많은 면이 닿도록 만들어줍시다. 

이 때 결대로 자르는 것보다는 결의 직각방향으로 잘라주세요. 

식감이 더 부드러워집니다. 





6. 자른 닭가슴살을 소금물 용액에 넣고 

용기의 뚜껑을 덮은 후 

1시간 냉장고에 두겠습니다.





7. 1시간 후 닭가슴살의 모습입니다. 

변한 게 느껴지시나요?

착한 사람 눈에만 보인답니다. 




8. 염지 후 삶아 익힌 닭가슴살입니다. 

완전 부드럽고 촉촉하죠.

한 가지 삶는 팁을 드리자면 

파, 마늘, 월계수잎 등을 함께 넣어 잡내를 잡으시고

절대로 펄펄 끓는 물에 삶지 마세요. 

펄펄 끓는 때가 아닌 표면에서 거품이 아주 조금씩 올라오는 때가 

닭가슴살 삶기에 가장 적절한 시점입니다.

전문적인 용어로는 시머링한다고 하는데 

이건 나중에 따로 포스팅하겠습니다.




4. 닭다리살 구이 초간단 레시피



이대로 끝내기가 조금 아쉬워 습식염지법을 이용한 정말 정말 간단하지만 아주 맛있는 닭다리살 구이를 소개할께요.







역시 습식염지법이구요 이번엔 다리살입니다. 
그중에 껍질 있는 것으로 고르셔야 합니다. 
다이어트하면 닭가슴살이지만 맛하면 역시 날개나 다리죠. 안그런가요? 
그런데 소금물용액 색깔이 조금 노랗다구요? 
황설탕 2T를 추가한 겁니다. 
설탕은 소금보다 입자가 커서 고기 속으로 많이 들어가지 못하지만 겉면에 남아 가열될 때
 카라멜라이즈되어 구이에 풍미를 더해줍니다. 
따라서 삶기가 아닌 구이에 사용할 고기를 염지할 때는 설탕을 추가해도 좋습니다.






제가 쉽다고 말씀 드렸죠? 염지 후에 물기만 잘 닦아주시고 그냥 구우시면 됩니다. 
파 마늘이나 대충 썰어 넣고 말이죠. 사진처럼 껍질이 노르스름해지게 굽는게 포인트입니다. 
소스요? 필요없습니다. 간은 이미 충분히 베어 있습니다. 만들어 보시면 알아요.
염지되어 촉촉한 속살과 껍질의 바삭한 식감이 정말 잘 어울리거든요.
참고로 닭다리살을 염지할 때는 소금물용액의 농도를 조금 낮추세요. 
조직이 치밀한 가슴살보다 소금이 더 잘 베어들거든요.






오늘은 이렇게 집에서 할 수 있는 손쉬운 습식염지법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유용한 정보가 되었나 모르겠네요. 다음 시간에는 스테이크 조리에 정말로 유용한 건식염지법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떨어지는 필력으로 쓴 긴 글 읽어주신점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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