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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 과학] 고기 맛있게 굽는 비결 제 1탄 마이아르 반응(Maillard Reaction) 본문

요리 해설하는 남자가 알려주는 유용한 요리 기술

[요리 과학] 고기 맛있게 굽는 비결 제 1탄 마이아르 반응(Maillard Reaction)

요리 해설하는 남자 2017. 12. 16. 03:30



안녕하세요. 요리 해설하는 남자입니다. 우리가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즐거운 삼겹살 파티를 할 때를 떠올려 보죠. 생고기가 불판 위에 올라가고 강한 화력에 익혀지다가 이내 회색 빛으로 겉이 변합니다. 이와 동시에 몇몇 성질 급한 부류들은 "됐다."는 제스쳐를 취하며 젓가락을 움직이기 시작하죠.하지만 세심하고 항상 사물의 변화를 예의주시하는 이들은 그들의 성급한 젓가락질을 만류하고 조금 더 인내하기를 종용합니다. 그리고 삼겹살 구이의 바깥쪽을 따라 노르스름한 크러스트가 형성되는 것이 목격될 때 비로소 그들의 돌격을 허가하죠. 이렇게 식탁 위의 사령관들은 어떤 전문적인 배움도 없이 오직 그들만의 예리한 감각으로 허여멀건 것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풍미의 골든 브라운 삼겹살의 존재를 전파하는 은혜를 베풀어왔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허여멀건 삼겹살과 노릇노릇한 삼겹살의 맛 차이가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지 않으신가요? 지금부터 저 요리 해설하는 남자와 함께 그 이유를 파헤쳐 봅시다.





1. 마이아르 반응(메일라드 반응 이라고도 합니다.)




마이아르 반응이란 말이 너무 전문적으로 들려 어렵게 느껴지시나요? 

우리가 충분히 달군 불판에서 고기를 구울 때 고기의 겉에 노르스름한 크러스트가 생기는 현상을 

마이아르 반응이라고 합니다. 알고 보면 아주 익숙한 현상이죠.



마이아르 반응이란 1912년 프랑스의 화학자 루이 까미유 마이아르(Louis Camille Maillard)에 의해 처음 발견되어 그의 이름으로 명명된 화학 반응의 일종입니다. 이것은 아미노산을 포함하는 재료가 비교적 높은 온도로 가열 조리될 때 당과 결합해 맛 화합물들을 생성하는 과정이죠. 마이아르 반응은 수백가지의 불안정한 화합물들을 생성하는 매우 복잡한 화학 반응으로 그 과정이 아직 정확하게 파악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분명한 것은 아미노산 함량이 높은 육류의 조리에 있어 마이아르 반응이 맛의 깊이를 더 해준다는 것이에요.




2. 마이아르 반응을 이끌어 내는 방법




찜이나 조림을 하기 전에 고기의 겉면을 
갈색이 나게 센불로 익혀주시면 고기의 풍미가 배가됩니다.



마이아르 반응이 긍정적인 작용을 한다면 우리는 어떻게 마이아르 반응을 최대한 이끌어 낼 수 있을까요?


ㄱ. 고기를 구울 때 예열된 불판이나 팬을 사용하세요.

마이아르 반응은 최소 120℃ 이상의 온도에서 시작되 150℃ 이상은 되어야 유의미한 정도로 일어납니다. 유명한 쉐프들이 쿡방에서 팬이나 불판을 달구고 고기를 익히라고 하는 건 이런 이유에서죠. 하지만 고기의 겉면을 센 불로 익혀 육즙을 고기 내부에 가둔다는 개념은 사실이 아닙니다. 요리사들의 직관적인 판단에서 나온 오류 중 하나이죠. 


ㄴ. 굽는 용도로 사용할 고기는 최대한 표면이 고르게 자르세요.

고기 좀 구워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고기가 팬이나 불판에서 떠 있으면 열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익지 않을 뿐더러 마이아르 반응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최대한 고르게 고기를 자르거나 잘라져 있는 고기를 구입해서 구워주세요. 


ㄷ. 고기를 굽기 전에 겉면의 수분을 제거해 주세요. 

고기의 겉면에 수분이 많이 붙어 있으면 달궈진 팬이나 불판에 응축된 열에너지가 마이아르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 사용되지 않고 수분을 증발시키는데 사용됩니다. 결과적으로 마이아르 반응은 덜 일어나고 팬이나 불판을 달군 효과는 반감되어 버리죠. 키친타올 등으로 고기 겉면의 수분을 살짝 닦아낸 후에 구워주시면 좋습니다. 구울 고기가 충분히 두껍다면 제가 앞서 소개 드린 건식염지법을 사용하는것도 고려해볼 만하죠.


참고 사항 19C말 독일의 화학자 유스투스 폰 리비히는 육류 조리의 초기에 겉면을 세게 익히면 육즙의 손실이 방지된다는 주장을 했습니다. 고기 속의 알부민이라는 단백질이 응고되면서 방수 기능을 하는 일종의 막을 만들어 낸다는 것이 주장의 요지였죠. 이것은 20C초까지는 완전히 정설로 받아들여졌고 대부분의 요리사들이 그의 주장에 따라 고기를 익혔습니다. 하지만 1930년대에 이루어진 실험들은 리비히의 이론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입증했죠. 그리고 현재에는 육즙의 손실량이 고기 내부의 온도라는 변수에 의해서만 결정된다고 여겨지고 있습니다.(고기의 부위, 숙성도 등이 동일할 경우에)  

     

   



이번엔 마이아르 반응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요 유용한 정보이었기를 바랍니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저녁은 삼겹살 구이 어떤가요? 노르스름하게 될 때까지 익혀주는 것 잊지 마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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